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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세월의 빈자리

떠나온 6월 ㅡ 여름이 그려지는가 했더니 어느새 단풍잎 물들이는 가을도 지나고 초겨울에  머무르 있는 그곳 Citrus Hills 생각이 많이 난다. 지금은 초겨울이지만 그곳은 더운 곳이라 요즈음 이 늦가을의 날씨가 골프 치기에는 안성맞춤의계절이었다.     지난주 딸네가 있는 GA로 떠난 Dr. H네는 아침 7시경이면 어김없이 우리 집뒤뜰을 지나 골프 카트를 몰고 골프장을 가는데 요즈음 그 모습이 나의 뇌리에서 늘 맴돌고 있다. 내가 그곳을 떠날 때는 떠나는 것이 당연지사로 여겼는데 아랫집 Dr. H가 떠난 요즈음, 생각하면 그동안 20여 년 지냈던 그곳이 내 삶의 큰 빈자리였음을 새삼 느낀다.   1974년 그러니까 47년 전 우리가 브루클린에 처음으로 집을 장만했을 때 그 집에 살던 주인의 아들이 두 번씩이나 들려 자기네가 만들었다는 뒤뜰의 정원을 정감 어린 눈으로 둘러보며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모습을 보고 그때는 무심히 지나쳤는데 생각하면 정을 주고 자란 그 집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꾸어갔을까 그 모습이 아직도 나를 맴돌게 한다.   아버지란 존재는 가슴으로 눈물을 흘린다 했거늘 셋째 딸인 나를 시집 보낼 때 사위가 마음에 들어 만면에는 웃음을 감출 길 없으셨지만 끝내는 눈물을 보이셨다는 나의 아버지! 많은 자손 가운데서도 늘 정으로 감싸주시던 그분은 그 허전한 빈자리를 어떻게 도닥거려 가셨을까 살면서 힘든 일을 만나면 나는 지금도 아버지를 부른다! 그 빈자리가 무엇일까! ‘빈자리’는 비어 있는 자리, 사람이나 물건이 없어 비어 있는 곳이라 하겠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빈자리를 만나면서 살아오지만 개개인의 척도는 자기만이 알 수 있는 것! 자기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순수한 사랑과 열정이 나를 못 박을 때 그곳은 나의 ‘빈자리’가 될 수 있다 하겠다. 지난 20여 년의 세월을 둘러보면 그곳에서의 삶은 늘 모든 사람이 서로 무심(無心) 속에 유심(有心)으로 엮여 있어 서로를 마음으로 돌봐주었고 그 끈을 지탱하느라 피크닉,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골프대회 등 경조사를 지냈고 조그마한 일에도 루머 아닌 소문 속에 때로는 피곤할 때도 잦았지만 그러면서 우리는 끈끈한 정 속에서 세월을 보냈다. 참으로 아름다운 세월이었다.     나는 요즈음 가까운 거리에 있는 커뮤니티센터에서 운동도 하고 잠시 쉬고 서예도 공부하면서 세월의 빈자리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영국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자랑하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9가지 인생교훈을 적어 본다. 고령사회를 사는 현대의 시니어들에 꼭 필요한 삶의 지혜다.     ①학생으로 계속 남아 있어라. 배움을 포기하는 순간 우리는 폭삭 늙기 시작한다. ②과거를 자랑하지 마라. 삶을 사는 지혜는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③젊은 사람과 경쟁하지 마라. ④부탁받지 않은 충고는 굳이 하려고 마라. ⑤삶을 철학으로 대체하지 마라. ⑥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즐겨라. 약간의 심리적 추구를 게을리하지 마라. 그림과 음악을 사랑하고 책을 즐기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이 좋다. ⑦늙어가는 것을 불평하지 마라. ⑧젊은 사람들에게 세상을 다 넘겨주지 마라. ⑨죽음에 대해 자주 말하지 마라. 죽음보다 확실한 것은 없다. 인류의 역사상 어떤 예외도 없었다. 확실히 오는 것을 일부러 맞으러 갈 필요는 없다. 그때까지는 삶을 탐닉하라. 마음이 많이 푸근해진다. 정순덕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세월 초겨울이지만 그곳 피크닉 추수감사절 윌리엄 셰익스피어

202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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